[한국농어민신문] 옥수수 가격 1년새 두 배…천정부지 사룟값에 농가·업체 ‘죽을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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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4-18
작성자전국한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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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김경욱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료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축산 농가들의 경영이 위태롭다.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가축 전염병 발생을 막는 방법으로 각종 농장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낙농가들이 여의도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도 두 달이 넘었다. 가금 산업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모돈 이력제 도입 등도 축산업계의 주요 현안이다. 이에 본보는 오는 5월 10일 윤석열 정부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4회에 걸쳐 새 정부가 풀어야 할 축산 현안을 진단한다. <가파르게 오르는 국제곡물가격> 남미 라니냐에 생산량 줄더니 러-우크라이나 사태로 ‘직격탄’ 배합사료 원료로 많이 쓰이는 옥수수·소맥·대두박 가격 급등 유류비 인상·달러 강세도 ‘고통’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상승세였던 국제곡물가격은 남미 재배지의 고온 건조한 날씨(라니냐)가 지속돼 옥수수·대두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올해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사료업계에 따르면 배합사료의 원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옥수수 가격은 2020년 톤당 200달러에서 2021년 281달러, 2022년 400달러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2년 만에 옥수수 가격은 두 배 상승했다. 또 다른 주원료, 소맥 가격은 2020년 231달러, 2021년 289달러, 2022년 380달러로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대두박 가격도 2020년 358달러에서 2022년 620달러로 73.2% 치솟았다.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국제곡물관측에 따르면 사료용 수입단가지수(2015년=100)는 2021년 1분기 99.8, 2분기 110.7, 3분기 128.1, 4분기 135.6, 2022년 1분기 143.5, 2분기 163.1로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농경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곡물 가격 상승과 대미환율·해상운임 상승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미국산 옥수수의 파종면적 전망치(8950만 에이커)가 사료용 옥수수 수요 관련 시장 기대치(9200만 에이커, 1에이커=4047㎡)와 지난해 파종면적(9340만 에이커) 보다 적다는 점도 향후 상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를 접게 만들고 있다. 특히 전쟁 여파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항의 시설 복구와 재가동 시기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아르헨티나 운송 노조의 파업에 따른 남미산 곡물 선적 차질, 팜박·야자박·채종박 등 배합사료의 부원료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 등도 걱정거리다. 여기에 배합사료가격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와 환율까지 상승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제 유가는 배럴당 85달러로, 39.4달러였던 2020년 보다 115%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송금 보낼 때 기준)도 2021년 1156원에서 2022년 1217원(1분기)으로 상승했다. 4월 환율도 1234원(1~14일 평균)으로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 A사료업체 관계자는 “소맥 수출국 1위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충돌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중단되고 흑해 인근 국가들도 수출 중단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따른 곡물수요가 미국·남미 등으로 이동하면서 가격 폭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산 농가·사료업체 모두 울상> 지난해부터 사료비 세 번 인상 양돈농가 등 ‘키울수록 손해’ 일부는 사업 축소·포기 고심 사료업체도 이익률 ‘곤두박질’ 돈 없어 사료 생산 못하는 곳도 안정기금 등 정부 지원 절실 국제곡물가격을 비롯한 배합사료가격 관련 지표들이 일제히 크게 오르면서 사료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사료가격을 인상했다. 1차 인상이었던 2021년 2월과 3월에 ㎏당 42~48원을, 2차 인상 시기(7~8월)에는 50원 전후를 각각 올렸다. 3차 인상은 최소 42원에서 최대 55원을 적용했다. 2020년 보다 ㎏당 약 150원 정도 사료가격이 오른 것이다. 사료가격이 오르면서 축산 농가들은 농가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생산비에서 사료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의 2020년 축산물생산비 조사에 따르면 생산비 중 사료비 비중은 비육돈 54.7%(생체 100㎏ 기준), 육계 56.8%(10㎏), 계란 57.4%(100개)다. 양돈·양계 생산비에서 사료비 비중은 50%를 넘는다. 한우 송아지 29.2%(1마리), 비육우 20.3%(생체 100㎏), 우유 21.4%(100L) 등 한우와 젖소 농가에선 사료비(농후사료)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조사료 가격도 크게 오른 만큼 생산비 상승 폭은 크게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세 차례에 걸친 사료가격 인상 여파로 축산 농가들은 경영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강조한다. 일부 농가들은 농장 규모를 축소하거나 사업 포기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아산의 낙농가 B씨는 “사료가격이 어느 선까지 오를지 예측할 수 있다면 그에 맞춰 목장 경영을 계획하겠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예측할 수 없어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낙농가 C씨도 “현재 우유 리터당 생산비가 1000원을 훌쩍 넘는다. 유대를 1000원 이상 받는 낙농가는 많지 않다. 우유를 팔아도 적자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터당 809원(통계청 2020년 기준)이었던 우유 생산비가 20% 이상 급등한 것이다. 올 하반기 사료가격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어 축산 농가들의 경영 불안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본보가 입수한 D사료업체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양돈장의 출하두당 사료비는 19만8800원(3월 기준)에 달한다. 2020년 14만9603원(통계청 2020년 기준) 보다 32.8% 급등했다. D사료업체는 농장 사료단가가 지난해 1월 416원(㎏)에서 3월 583원으로 오르고, 오는 9월엔 722원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1월 대비 2022년 9월 사료가격은 무려 73.5% 급등한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면 MSY 24두(모돈 100두·사료단가 740원 기준) 미만인 양돈장들은 적자 경영에 내몰리게 된다. 국내 양돈장의 평균 MSY가 18.3두(2020년 한돈팜스 기준)에 불과한 만큼 사료가격이 더 오를 경우 대부분의 양돈농가들은 손해를 보며 돼지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한우농가 E씨는 “사료가격은 크게 오르고 송아지 가격은 100만 원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 한우 가격이 공급과잉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농가 입장에선 불안하다. 지금 비싸게 구입한 송아지에게 비싼 사료를 먹여서 힘들게 키웠는데 출하할 때 한우가격이 지금 보다 더 떨어지면 적자를 면치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료업체들도 유례없는 곡물가격 폭등 여파로 자금난에 봉착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F사료업체 관계자는 “2020년 10월에 구매한 옥수수 가격이 톤당 180달러였다. 그런데 올 7월에 도착할 옥수수 가격은 680달러다. 한 달에 사료 원료 대금으로 100억 원 정도를 지불했는데 지금은 200억 원으로 올라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G업체 관계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씨를 못 뿌렸다. 즉, 향후 2년 이상 (곡물 수급이) 좋지 않을 것이다. 수익 구조가 상당히 악화돼 구조조정도 하고 있고 부대비용도 줄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결국 사료가격을 또 다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H업체 관계자는 “사료업체 매출액은 올랐을지 몰라도 이익률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론 더 심각해질 것이다. 그리고 중소업체 중에선 돈이 없어 사료를 만들지 못하는 곳도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 지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F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사료원료 구매자금의 이율은 3%대인데 시중 금리와 큰 차이가 없어 메리트가 없다. 또 회사의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은행에서 자금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국제곡물가격 여파로 축산 농가들과 사료업체들의 경영 악화가 더욱 가속화되면 농가수 감소 등으로 이어져 축산업 생산 기반 악화, 축산물 자급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축산 생산 기반을 흔들 수 있을 만큼 상당히 심각하다. 정부가 사료안정기금 도입 등 사료가격을 안정화 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출처: 한국농어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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