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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 사료값 폭등에 짓눌리는 소 사육 농가들

작성일2022-04-18
작성자전국한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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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멈출 줄 모르는 사료가격 인상 탓에 축산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한우·젖소·육우를 키우는 농가들의 경우 조사료가격 인상 폭까지 50%를 넘나드는 탓에 더욱 가중된 고통을 감내하는 상황이다. 일제히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있는 농가와 사료업계는 최근 경종 농가에 비료가격 인상분을 보조했던 것과 같은 성격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4월 국제곡물 관측’을 통해 3월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밀은 톤당 421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42.1%나 급등했고, 옥수수는 톤당 295달러로 15.2%, 콩은 톤당 620달러로 6.2% 상승했다. 원료 곡물의 상승 여파로 배합사료가격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올랐는데, 농식품부에 따르면 비육용 배합사료의 가격은 지난 2월 기준 kg당 494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9%가 올랐다. 곡물 파동이 계속되는 만큼 배합사료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조사료는 더한 상승 폭에다 비축이 어렵고, 질까지 낮아 농가의 어려움을 배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kg당 500원 안팎에 공급되던 티모시는 폭등을 거듭해 현재 800원을 바라보고 있다. 가장 값싼 수입조사료로 취급되던 애뉴얼라이그라스조차 이제 500원에 구매해야 하는데, 그조차도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젖소와 육우를 키우는 이세찬 안성 왕산목장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조사료를 사느라 소 키우는 농가들이 줄까지 서는 상황이었다”라며 “조사료를 어렵게 구해도 질이 낮은 경우가 종종 생겨 더 큰 손해를 입을까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육가격 하락세까지 맞물려 악재에 악재가 겹친 한우 비육 농가들은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수송아지 입식에 마리당 45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 생산원가의 나머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료값 인상이 특히 뼈아픈 상황이다.

안성축협 브랜드 ‘안성한우’에 소를 출하하는 생산자단체 안성한우연구회의 최면기 회장은 자신이 키우는 소가 하루에 얼마를 벌지, 또 얼마를 쓸지 늘 예의주시하기로 지역에서 유명하다. 사육 규모(300여두)와 농장 경영 형태를 따져 그가 계산한 일일 생산비는 이제 35% 이상 오른 7,000원에 가까워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까진 마리당 일일 생산비가 두당 5,000원 수준이었는데 이제 그걸로는 택도 없고, 지난 1일에 오른 배합사료값 인상분까지 적용하면 현재 시점에서 송아지를 팔 때까지 먹이는 데만 420만원이 든다”라며 “500원에 사 오던 조사료는 지금 800원이나 하니 50% 이상 오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건비와 유류, 기타 자재 비용도 전부 올라 이제 도축할 때까지 키우는데 마리당 총 500만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는데, 우리는 사료를 매달 현금으로 사올 수 있지만 외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은 이자 비용도 더 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농가가 스스로 자가섬유질배합사료(TMR)를 만드는 경우엔 사정이 조금 낫지만, 전례 없는 압박을 느끼긴 매한가지다. 한기웅 전국한우협회 부산경남도지회장은 “사료 관련 지출은 25% 이상 상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며 “농가마다 사정이 달라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우나 사료를 전부 구매해서 키우는 사람들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지육 시세를 기준으로 1+등급을 받은 소는 도체중 450kg을 기록해야 1,000만원의 매출을 낼 수 있는데,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송아지 입식 시기에 따라선 농가 입장에서 ‘남는 게’ 아예 없는 경우도 왕왕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날이 더욱 어둡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들이기 어려워진 동유럽산 밀은 올해 파종 면적 자체가 30% 이상 줄어들어 내년에도 공급 감소가 기정사실화됐다. 곧 수확을 앞둔 미국산 밀은 가뭄 탓에 작황이 형편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 농무부는 지난달 밀 주산지 캔자스의 경우 수확량의 23%만이 ‘양호한 상태’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생산자들은 그간 암소 감축 등 자구책을 추진해 온 만큼 정부에서도 대책을 내놓길 희망했다. 지난 4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 전국한우협회(회장 김삼주)는 이 자리에서 CPTPP 대응방안과 함께 사료가격 인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한우협회 측은 “농가 측에서도 자율적 수급조절에 힘을 기울이는 만큼 정부 측에서도 힘을 써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요구가 나왔다. 가령 경종 농가의 경우 비료값 상승 때문에 보조사업을 지원하고 있지 않나”라며 “송아지값은 하락하는 반면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 미국의 작황도 좋지 않아 생산자들의 우려가 크다”라고 전했다.

사료업계 또한 경영 지속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비슷한 내용의 해법을 요청하고 있다. 사료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료의 경우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정부에서 보조하고 있지만, 사료는 그렇지 못해 국제곡물가격·환율상승의 부담을 고스란히 사료업계와 농가가 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양축농가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원가상승분을 최대한 감내하고 있지만, 현재 경영여건과 곡물가격, 환율 등을 감안하면 향후 사료가격 추가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한국농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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