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 국방부 군급식 개편, 실상은 '대기업 퍼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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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1-08-30
작성자전국한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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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국방부(장관 서욱)의 군급식 체계 개편 시도가 ‘대기업 퍼주기’와 ‘수입식품 조달’로 이어질 조짐이 싹트고 있다.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지난 24일 국방부 ‘식자재 조달체계 변경 시범사업’ 부대로 지정된 육군 제1사단 예하 부대에서의 군급식 납품 관련 대기업 유착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최근 군급식 식자재 조달체계 변경 목적으로, 육군 3개 대대 및 해·공군 일부 부대에 각기 다른 방식의 조달체계를 시범적으로 적용해 진행 중이다. 그중 육군 1사단은 부대의 자율적 판단하에 일반 경쟁입찰을 통한 식자재 납품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사단 예하의 모 부대는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을 통해 경쟁조달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부대가 입찰공고 상 현품설명서에 기록한 식자재 품목 중 수입산 품목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이다. 군인권센터 측은 “해당 부대는 고춧가루의 경우 ‘중국산, 세분, 중품, 1kg/봉’의 규격으로 ○○촌 생산 제품을 요구했고, 치킨강정가라아게는 ‘브라질산, 냉동, 1kg(22~32g×30~50개입)/봉’의 규격으로 ○○식품에서 생산된 제품을 요구하는 식이었다”며 “돼지고기는 스페인산과 미국산, 소고기는 뉴질랜드·호주산, 청양고추·열무·얼갈이·배추·다진마늘·감자 등의 소채류는 중국산 냉동품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이어 “이러한 입찰공고에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업체는 식자재 납품업체인 대기업 H였다”며 “제보에 따르면 입찰공고에 올라와 있던 식자재 품목 중 H사에서만 취급하는 것들이 다수 있었다고 한다. 애초에 H사를 식자재 공급업체로 낙찰하고자 H사의 공급 물품 목록을 따다 입찰공고를 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군인권센터가 언급한 H사의 ‘정체’로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거론된다. 현대그린푸드가 1사단 내에 납품하는 양만큼, 기존 군납 참여농가들의 납품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지역 내에서 제기된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부정당업체’로 지정된 바 있다. 구내식당 운영 과정에서 현대그린푸드가 예산을 기존 계약에 명시된 것과 다른 용도로 썼기 때문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전국먹거리연대(상임대표 정한길·조완석·진헌극)는 지난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국방부가 지난 6월과 7월 2회에 걸쳐 '장병선호'와 '학교급식처럼 경쟁입찰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한 군급식 개선방안을 발표했던 점을 비판한 뒤 "국방부가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학교급식처럼'의 학교급식은 이미 각 지자체의 조례명칭으로 '○○○친환경무상급식지원에 관한 조례' 또는 '○○○친환경학교급식지원에 관한 조례' 등으로 친환경 식재료 공급 (원칙)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국방부는 '학교급식처럼' 친환경·로컬푸드(지역먹거리) 식재료 품질기준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국방부는 군급식 민간위탁이 군내 ‘부실급식’을 방지하고, 급식의 질을 올려주리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민간위탁(군급식 민영화)과 부실급식 방지는 군급식 민영화로 급식 질이 오히려 악화된 영국의 사례를 볼 때,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영국 국방부는 세계 최대의 단체급식 서비스업체인 프랑스 소덱소(Sodexo) 사에 군급식을 위탁했다. 한국 국방부가 풀무원·현대그린푸드 등 식품기업에 급식을 위탁하면 먹거리 질이 오르리라 생각했던 것과 같은 이유였다. 2016년 3월 벌어진 사건은 영국 국방부의 기대가 좌절됐음을 증명했다. 영국 군인들은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군급식 실태를 고발했다. 이들이 공개한 글과 사진에 따르면, 민간위탁한 군급식에선 △구더기가 들어있는 깡통 토마토 △한참 전에 조리해 곰팡이가 핀 삶은 달걀과 치즈 △식사 중에 씹혀나온 철 수세미 조각 △제대로 익혀지지 않은 채 피가 뚝뚝 떨어지는 닭다리 △곪아터진 사과 등이 발견됐다. 분노한 영국 군인들은 언론 및 군 상층부·정치권에도 직접 군급식 실태를 폭로했다. 1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소덱소 군급식’의 식품 표준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다. 정작 당시 영국 국방부는 병사들의 문제 제기를 무마하는 데 급급했고, 소덱소 측은 “음식이 제공된 장소와 시간에 대한 세부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제대로 조사할 수 없다”는 식의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소덱소 급식의 악명은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2013년엔 소덱소가 제공하는 공공급식용 냉동 ‘쇠고기’ 제품 표본에서 ‘말(馬) DNA’가 발견됐다. 말고기를 쇠고기로 속여 공급한 것이다. 그럼에도 소덱소의 군급식 독점은 오히려 심화됐다. 2016년 여름, 영국 라크힐(Larkhill)의 군부대에서 복무했던 대니얼 맥닐 씨는 ‘케이티의 주방(Katie’s Kitchen)을 구해내자’란 취지로 서명운동을 벌였다. ‘케이티의 주방’이란 이름의 이동식 주방을 라크힐 기지 앞에서 27년간 운영하며 지역 병사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해 온 린다 클라크 씨는, 소덱소가 라크힐 기지의 군급식을 독점하게 되면서 졸지에 일자리를 잃었다. 이에 라크힐 기지에서 복무했던 사람들은 27년간 병사들과 함께해 온 클라크 씨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서명 동참자는 약 8,000명이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소덱소의 형편없는 급식을, 소덱소의 군급식 독점을 규탄했다. 무분별한 군급식 민간위탁은 영국에서처럼 ‘골목상권 침탈’로, 국내에서처럼 ‘군납 참여농가 소외’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출처: 한국농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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