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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뉴스

[농민신문] ‘젖소 대리모 한우 번식’ 낙농가 vs. 한우농가 갈등

작성일2021-08-02
작성자전국한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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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가 “경영에 큰 도움” vs 한우농가 “공급과잉 우려”
낙농가
우유 소비 크게 줄어 어려움
젖소보다 한우 송아지 생산 수익 최대 6배까지 늘어나
한우농가
암소 감축사업 추진하는데 일부 지자체 젖소 수정 지원
정부, 지자체에 지원 자제 요청

젖소에서 한우 송아지를 생산하는 사례가 빈번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낙농가들은 경영에 도움이 되는 데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우농가들은 한우 공급과잉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어 농가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낙농가 “생산비 절감에 큰 도움”=젖소에서 생산되는 한우 송아지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우업계에선 연간 1만5000마리 정도의 송아지가 이러한 방식으로 태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젖소를 통한 한우 생산은 한우 수소 정액과 한우 암소 난자로 형성된 한우 수정란을 어미소가 될 젖소에 이식해 수태·출산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태어난 송아지는 축산물이력제 등록 때 수정란 혈통 및 이식 증명서 등 증빙서류를 갖추면 한우로 인정을 받게 된다.

낙농가들이 젖소에 한우 수정란을 이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영상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복수의 낙농가는 “국민 1인당 우유 소비량이 감소 추세인 데다 원유 생산 쿼터량이 줄어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젖소에서 한우 송아지를 생산하는 게 젖소 송아지를 생산할 때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축시장에서 젖소 송아지는 1마리(암송아지 기준)에 50만원 내외로, 한우 암송아지 1마리당 가격(350만원)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수정란 이식에 들어가는 비용(50만∼100만원)을 고려하더라도 낙농가 입장에서 한우 송아지를 생산하면 젖소 송아지를 생산할 때보다 최대 6배까지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낙농가는 “젖소 송아지는 태어날 때 체중이 45㎏인 데 비해 한우 송아지는 30㎏에 그치기 때문에 어미 젖소는 한우 송아지 출산이 더 수월하다”면서 “판매가격이 높을 뿐 아니라 어미소 건강관리 측면에서도 더 낫기 때문에 한우 수정란 이식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한우농가 “한우 생산기반 과잉 우려”=한우농가들은 한우 공급과잉 경고음이 커지는 상황에서 낙농가까지 한우 송아지 생산을 지속하면 한우산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2분기 한우 사육마릿수는 334만3548마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공급과잉이 우려되자 암소 도축 때 일정 지원금을 주는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우농가들은 “한우업계에선 자체적으로 자조금을 써가면서 암소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낙농가들이 젖소로 한우를 생산하는 게 옳은 일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마다 한우 수정란 이식 때 발생하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는데, 일부 지역에선 낙농가에도 이 같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반발이 거세다.

한우협회 한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선 젖소에 한우 수정란을 이식하는 데 보조금을 주고 있다”며 “한우 공급과잉에 대비해야 한다고 정부와 업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상황인데, 일부 지자체와 낙농가들이 이러한 흐름을 역행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한우 외 한우 수정란 이식 자제해야”…일각에선 “상생 필요” 목소리도=정부는 논란이 커지자 젖소를 통한 한우 송아지 생산 지원을 자제해달라고 지자체에 촉구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각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한우 개량, 혈통 보전 연구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젖소 등 다른 품종의 암소에 한우 수정란을 이식할 땐 지원을 축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금지가 아닌 요청에 그친 것은 법적으로 이를 금지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수정란 이식은 농가 선택이고, 지자체의 보조금 지급도 지자체 재량이기 때문에 이를 강제적으로 금지할 방법은 없다”면서 “최대한 자제를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낙농업계가 포화상태인 것이 맞고, 한우 공급과잉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상생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상곤 경상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젖소에 한우 수정란 이식을 법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젖소에서 태어난 한우 수정란 이식 송아지를 별도의 범주로 분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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